스토리1

[스크랩] 명절에 보는 우리네 글

설헌서택 2018. 9. 1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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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이라
한가위

五穀百果보다
마음이

풍요로운
명절 이루시기를




送暑迎秋  송서영추


여름은 가고 가을을 맞아



삼십도 중반을 넘나드는 무더위가

슬그머니 자리를 비켜섰다.

귀가 지겹도록 울어대던 매미소리도

덩다라 사라젔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다 못해 차갑다.

낮에 소란스럽던 매미소리가

저녁 귀뜨라미 소리로 바뛰었다.
회자정리(會者定離)
란 말이 실감이 난다.


때 맞추어 돌아오는 명절

이것도 회자 정리다.



조용하던 집안이 시끌벅적하다.

정중동(靜中動)이던 패턴이

벌집을 쑤셔놓은 것 같다.

평정심이 어디로 갖는지 모르겠다.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돌아가는 피붙이들

와도 걱정 가도 걱정이다.


명절은 평점심을 자극한다.

오면 번잡스럽고

가면 허전하고.


명절이 오지 안 왔으면 좋겠다.


예전에 내가 어렸을 때다.

「명절 좀 안 돌아왔으면 쓰겠다.」

할머니와 어머님 말씀이었다.

살림이 넉넉지 못한 가난 때문의

한숨이시었다.


지금은 가난이 아니라

마음이다.


마음을 가라 앉힐 만한

우리네 시 몇 수 알아 본다.




 정읍사(井邑詞)






擣衣詞 도의사
                       金三宜堂(삼의당 김씨)(1769~1823)


擣  : 다듬이질 하다.

 집집마다 다듬이질 하소리

                  子夜吳歌(자야오가)-李白(이백) 



다듬이질 노래  /  삼의당 김씨

얇은 여름옷으로

추워서 어쩌시나


일 년 중 달빛이

가장 밝다는 추석에


낭군은 겨울옷 오기를

기다릴 텐데


다듬이 맑은 소리에

밤은 깊어가네


擣衣詞   도의사


薄薄輕衫不勝寒  박박경삼불승한
一年今夜月團團  일년금야월단단
阿郞應待寄衣到  아랑응대기의도
强對淸砧坐夜闌  강대청침좌야란


단(團) ; 둥글다
아랑(阿郞) ; 산비탈 아, 사나이 랑, 여기서는 남편
침(砧) ; 다듬잇돌
난(闌) ; 가로막다, 방지하다


작자.


남원에서 태어 나 진안에 살았음.

본관은 김해(金海). 당호는 삼의당(三宜堂).

아버지 김인혁(金仁赫)은

연산군 때의 학자 탁영(濯纓) 김일손(金馹孫)의 후손임.

남편은 진양인(晉陽人) 담락당(湛樂堂) 하립(河氵昱 ).


시비(詩碑)가 마이산과 남원에 있음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擬戍婦擣衣詞   /   偰遜
의수부도의사  /   설손(고려인)


수자리 사는 사람 아내가

도의사(擣衣詞)를 흉내내다.


擬: 훙내 내다.

戍 :  수자리 수

수자리 : 예전에, 국경을 지키는 일이나

              그 일을 하는 병사를 이르던 말

擣衣 : 다듬이질.   詞 :노래.


수자리 나간  남편을 

아내가 그리워하는 노래




휘영청 밝은 하늘             皎皎月光 : 휘영청 밝은 달빛 
높이 뜬 달이
기나긴 아 가을밤을
비춥니다.

皎皎天上月 교교천상월
照此秋夜長조차추야장

서글픈 바람은
서북에서 불어오고
귀뚜리는 내 침상에서
울어대네요

悲風西北來 비풍서북래
蟋蟀鳴我床 실솔명아상



당신은 먼 곳에 가
나라를 지키고
천첩은 
독수공방(獨守空房) 신세입니다.

君子遠行役 군자원행역
賤妾守空房 천첩수공방

독수공방이
한스러운 것은 아니나
당신이 추위에
옷이 없을가 거정이 돼서요.

空房不足恨 공방불족한
感子寒無裳 감자한무상

작자 :고려 공민왕시 사람
           원나라 위구루인으로 홍건적 난에

          고려로 피신해와 귀화한 인물

기타: 1)이 시는 5 수중 첫번째 글

          2)설손은 심의당 김씨의

             도의사를 모방한 것이 아님.



이미지△ :  구월 초순.

                     철늦은 참깨가 토실토실

                     많이도 열렸네.


 


정과정(鄭瓜亭) 고려가요



우니다니 : 울며지내더니

이슷하요이다 : 비슷합니다.

거츠르신들 : 거짓인 줄을

殘月曉星(잔월효성) : 새벽 달과 샛별

한데 녀져라 :  함꼐 살아가고 싶구나.

벼기시더니 :  우기시던 이.

슬읏분뎌 : 사뢰고 싶구나.

하마 : 벌써

아소 : 금지의 뜻

도람 드르샤 : 다시 들으시고

괴오셔서 : 살펴보시고, 사랑해주소소서.



정서(鄭敍): 호가 과정 (생몰 연대 미상)

고려 인종의 매제로 벼슬이 내시랑중에 이름

역모에 가담했다는 참소로 귀양을 감

의종 소명 약속이 있었으나 20년간  소식이 없었음.

정중부 난으로  의정이쫒겨나고 명종때 복귀됨

곡조 이름으로는 삼진작(三眞勺)이라 함.


이미지△ : 매밀




 사설시조




이 시조는

동네 어느 여인과 아이가 주고 받는 공방(攻防)이다. 


여인이 물길러 왔다가 건너집 김서방을 유인해

삼밭으로 데리고 가서 정사를 나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아이가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러자 여인은 아이를 욱박지르면서

실삼 조금 캐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정사 장면을  묘사가 폭소를 자아낸다.


작은 삼은 쓰러지고 

굵은 삼대는 끝만 남아

우죽우죽 한단다.


쓸어진 삼은 침상(寢床)이 되었을 것이고

큰 삼대의 우죽우죽은 

강렬한 정사를 들추어 내고 있다.





이르나 보자, 이르나 보자.         일러버릴 것이다 일러버릴 것이다/

내가 아니 이르랴                        내가 안 이를 중 아느냐

네 남편에게                                  네 남편에게


거짓으로 물길러 가는 체하고

두레박통은 내려 우물 앞에 높고

또아리는 벗어서 물지게에 걸고

건너집 작은 김서방을 눈짓으로 불러내어

두 손목 마주 덥석 쥐고 수근숙덕 하다가

삼밭으로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작은 삼은 쓰러지고 굵은 삼대는 끝만 남아

우죽우죽하더라 하고...

내가 아니 이르랴, 네 남편에게.


이 아이 입이 부드러워 거짓말을 하는데,

거짓말하지 마라.

우리는 이 마을 아낙네다.

실삼 조금 캐러 갔더니라.  [출전 : 진본  청구영언]





사설시조


[청구영언]은 1728년에 편찬된 가장 오래된 시조집이란다.

청구영언에 수록된 작품은 그 이전 작품들이다.


1700년 이전에 40세라면 할아버지다.

그런데 첫 장가를 들었다.

아래 시조는 40세 노총각의

첫날밤 운우지정(雲雨之情)의 장면이다. 




 

 







반 여든에 첫 여자를 하니
어릿어릿 우적우적

죽을 번 살 번 하다가
와당탕 들이달아 이리저리 하니
노도령 마음 흥뚱항뚱

진실로 이 재미 알았던들
길 적부터 하겠더구나




이시조의 백미는 바로 여기다.

기어 다닐 때부터 했을 턴데

그리 못한 것이 아쉽단다.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샌다 했다.

첫날밤이 얼마나 좋았으면

이런 통탄을 했을가.


사설시조는 원래부터 풍자로 시작했다.

요즘 말 같으면 개그다.

웃자고 한 노래다.


조선시대 배곺으고 핍박받았던 평민들의 울분을

풍자로 대리 만족을 삼았던 해학의 문학이었다.





정읍사(井邑詞)  : 해설

어느 행상인의 아내



前 腔 전강


小 葉 소엽
後腔全 금선조


過 編 과편
金善調 금선조

小 葉 소엽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대를 디디욜세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대 졈그랄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전강, 소엽, 후강전, 과편, 금선조, 소엽

궁중 무용 반주에 사용된 음악 곡조 이름



 이미지

  달님이시여. ‘하’는 존칭, 높임의 호격 조사.

노피곰 : 높이높이. ‘곰’은 강조의 접미사.
머리곰 : 멀리멀리.
져재 : 시장에. 곡조 명칭 ‘후강전(後腔全)’의 마지막 글자 
            전(全)’과 ‘져재’를 붙여 ‘전 져재’로 읽는다면
            전주 시장에’로 해석될 수도 있음.
녀러 신고요 : 가 계신가요? 다니고 있으신가요?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진 곳 , 위험한 곳.

 디딜까 두렵다. ‘~ㄹ셰라’는 ‘~할까 두렵다.’의 뜻

어느 곳에나, 어느 것이나, 어느 누구(여자)에게

저물까 두렵습니다


현전하는 유일한 백제 노래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고대 가요 중 가장 오래된 작품
행상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의 안전을
달에게 비는 여인의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음.

갈래 : 고대 가요, 서정시
성격 : 서정적, 여성적, 기원적
제재 : 남편에 대한 염려
주제 : 남편의 안전을 바라는 여인의 간절한 마음
특징 : 후렴구 사용

의의
① 현전하는 유일한 백제 노래
② 한글로 기록되어 전하는 고대 가요 중 가장 오래된 작품
③ 시조 형식의 기원이 되는 작품
연대 : 백제 시대로 추정
출전 : 악학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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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설헌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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