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시(詩)가 있는 그림

설헌서택 2017. 6. 10. 09:24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와 소년행(少年行)
 

 첫째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마상(馬上)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


마상청행도는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와 고송유수관도인 (古松流水館道人) 이인문(李寅文)이 함께 한 그림이다.  단원의 그림에 이인문이 관화기(觀畵記)를 달았다. 그림이 김홍도 작이라 증명해 주고  있다.

단원과 이인문은 도화서의 동갑내기 절친이었다. 이인문은 독창적인 면에서 단원보다 못하다는 평이지만 기량과 격조면에서 쌍벽을 이루었던 화가라고 한다. 두루마리로 된 대표작 '강산무진도' 를 위시해 많은 작품이 전해지고 있다.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佳人花底簧千舌  簧 : 피리 황
가인화저황천설
韻士樽前柑一雙  樽 : 술통 준
운사준전감일쌍
歷亂金梭楊柳崖  梭 : 베짜는 북 사
역란금사양유애
惹烟和雨織春江  惹 : 이끌 야
야연화우직춘강

碁聲流水古松館道人 李文郁 證
기성유슈고송관도인 이문욱 증


작자 :미상(未詳). 김홍도란 설과 이인문이란 설 등 다양함.



아래 이미지는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를 세분화한 부문의 글이다.

글은 [시] [관화기] [작자서명]으로 되어 있다. 


먼저 관화기부터 본다.  관화기 : 그림을 감상하고 기록한 글 
[碁聲流水古松館道人 李文郁 證]
碁聲流水古松館道人은 이인문의 호(號)이고 李文郁은 자(字)다
바둑 두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해묵운 소나무가 있는 집에

살고 있는 도인 이문욱이 증명한다.   



아래 그림은 '마상청앵도'를 절단한 중하(中下) 부문이다.

때는 바야흐로 녹음방초승하시(綠陰芳草勝花時)다. 녹음방초가 꽃보다 좋은 계절이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봄나들이를 나왔다. 한들한들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를 지나가자니 새소리가 들린다.  쳐다보니 새 두 마리가 보인다.  한 쌍이 울고 있다.  꾀꼬리다. 짝 찾아 울어댄다. 나그네는 자신도 모르게 말고삐를 당겼다.  순간 말은 멈추려고 안간힘을 쓴다. 앞발 뒷발 다 발뒤굼치를 들며 바둥댄다. 마동도 채찍을 늘어뜨린 채 꾀꼬리 보기에 여념이 없다.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이 허해지다.

새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춘정이다.

시는 바로 이 찰나를 노래하고 있다.



낱말에 맞추어 풀어 본다.


佳人花底簧千舌  가인이 꽃속에서 천 가지 생황 소리를 낸다.

韻士樽前柑一雙  시인의 술동이 앞에 한  쌍의 감귤이 있다.

歷亂金梭楊柳崖  베를 짠 금북이 버드나무 기슭을 어지럽게 오간다.

惹烟和雨織春江 연기와 비가 어울려 봄강에서 베를 짠다.


풀이가 말이 안 된다

특히 전(轉)구와 결(結)구가 더욱 그렇다.

버드나무 사이로 베를 짜는 금북이 왔다리 갔다리하고

연기와 비가 봄강에 어우러져 베를 짠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다시 보면 이렇다.



나그네가 길을 가다 아름다운 새소리에 말을 멈추고 버드나무 위를 쳐다본 모습이 기련(起聯)이다.

'簧千舌'은 생황이란 악기 소리가 아니라 새 소리이고

'佳人'은 꾀꼴리를 의인화한 말이다.


佳人花底簧千舌

의미 : 꽃 속의 가인이 생황 같은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해석 : 꽃 속에 꾀꼬리가 꾀꼴꾀꼴 노닌다.


韻士樽前柑一雙

'柑一雙'은 색깔로 대비시킨  노란 감귤 한 쌍이  꾀꼬리다.

의미 :  시인은 술상 앞에 감귤 한 쌍을 올려놓은 것 같다.

해석 : 시인은 술동이 앞에서 꾀꼬리와 마주한다.
         

歷亂金梭楊柳崖

색의 북인 '金梭' 역시  색깔 대비로 본 꾀꾀리다.

의미 : 베를 짜는 금북이 수양버들 기슭을 어지러히 오간다.

해석 : 금빛 나는 꾀꼬리 버드나무 언덕을 어지러히 나든다.


惹烟和雨織春江

'織'은 베짜다이나  솟아나다, 피어나다로 해석하면 무난하다.

의미 : 안개와 비가 어울려 봄강에서 베를 짜는 것 같다.

해석 : 안개가 비에 어울려 봄강에 피어오른다.



풀이하면  아래와 같은 뉘앙스일 것 같다.


둘째 소년행(少年行)


소년행(少年行)이란 당나라 시인 이백과 최국보의 시 제목이다.

두 시인의 '소년행'에 이인문과 김홍도가 각자 그림을 그려 소년행락(少年行樂)이라 했다.

두 작품 모두 버드나무가 있고 소년이 말을 타고 가는 소재다.이인문은 이백(李白)의 소년행(少年行)을 그렸고 김홍도는 최국보의 소년행(少年行)을 그렸다. 두 사람 모두 각자 그렸다.  '소년행'시를 보고 그림을  그려  '소년행락(少年行樂)'아라 한 것이다. 



위의 그림 상단을 보면 "고송유수관도인"이라 적혀있다. 

이인문의 소년행락이다.


강가 언덕에 버들잎이 곱게 피었다. 잔 가지가 늘어지지 않고 하늘을 보고 있다, 몸통도 큰 것을 봐 왕버들인 모양이다.  산 아래 민가 둘래도 버드나무가 촘촘이 서 있다.

소년이 다리를 건너가고 있다. 바쁜  모양이다. 말이 달리고 있다.  소년도 말고삐를 쥐어잡고 말을 재촉하는 모양새다.

보아하니 저 멀리 산 아래 고래등 같은 집을 찾아 가는 것  같다.  그 곳에 뭐가 있길래 그리 바쁠가.



소년행(少年行) / 이백(李白)


五陵年少金市東 오릉연소 금시동

銀鞍白馬度春風 은안백마 도춘풍

洛花踏盡遊何處 낙화답진 유하처

笑入胡姬醉肆中 취입호희 취사중


오릉의 젊은이가

금시 동쪽에서


은장식 안장에 백마를 타고

봄바람 거슬러 가네


떨어진 꽃잎 다 밟고

어디를 가는가


웃으며 들어가네

서역 술집으로


五陵 : 한(漢) 나라 제왕의 묘역으로 낙양(落陽) 퓽류객이 모인 변화가.

金市 :  낙양 저자거리 이름

度 : 건너다, 자나다 여기선 세찬 역풍을 뚫고 간다는 의미.

胡姬 : 서역(西域), 胡 : 중국 변방의 나라들을 호라 함

醉肆 : 술집, 가게, 저자,











은장식 안장에 백마타고 가는 걸 보면 있는 댁 귀공자가 분명하리라. 때는 봄이고 할 일은 없어  괜스래 마음만 심숭삼숭 하던 차...

이런 낭보가 어디가 있나. 호희네 술집 금발머리 아가씨가 왔단다. 이게 웬 떡일가. 일각이 여삼추다.


소년이 말채쭉을 몰아친 것을 누구라가 탓하랴.

이백의 시나 이인문의 그림 모두가  백미다.

윗 그림의 우 상단에 春日路傍情(춘일노방정)이 적혀 있고 檀園 이 보인다. 김홍도의' 인생행락'이다.



소년행(少年行) / 최국보(崔國輔)


遺却珊瑚鞭  유각산호편  遺却 : 버리다.잃다.

白馬驕不行   백마교불행  珊瑚鞭 :산호 박힌 채찍. 부유하다 의미

章臺折楊柳   장대절양류  驕 :방자하다. 말을 듣지 않다.

春日路傍情   춘일노방정  章臺 : 한(漢)나라 때 번화가,술집이 많았다

                                   路傍 길 양편

산호채찍

버리니                        최국보(崔國輔) : 당(唐)나라 시인


백마가 방자히

가질 않네


장대에서

수양어들 꺽으니


봄날 길가

정취로다







전형적인 춘일완상(春日玩賞)이다.

어떤 대상을 취미로 즐기며 구경하는 것을 완상이라 한다. 

있는 댁 어느 자제가 봄나들이를 나섰다. 


산호채찍 버리렸네(遺却珊瑚鞭)!

유유자적하다.  가는 곳이 딱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발길  닿는 데로다. 값지고 귀한 산호 박힌 채찍을 깜박 잊고 나왔더니 말(馬)이 영 말(言)을 듣지 않은다. 말 가는 대로다. 춘일노정의 한가로움을 채찍으로 표현하고 있다. 


빨리 가면 뭣 하고 천천히 간들 어떠랴.

봄나들이 왔으니 호연지기나 기르리라.

노자(老子)도

부당급질근로야(不當急疾懃勞也)라 하지 않았던가.

세상을 사는데 너무 급박하고  숨이 막히도록 질주의 고생을 해서는  안 된다니 하는 말이다.

한번 온 세상 좀더 느긋하고 좀더 여유를 갖고 사는 것이 행복이라 여겨진다.


어허 산수가 프르구나(欸內一聲山水綠)
당(唐) 시인 유종원(柳宗元)이 쓴 「어옹(漁翁)」의 한 구절
欸 : 탄식 감탄사. 어어 내 
▽단구(丹邱) 김홍도(金弘道)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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