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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제밤 비에 꽃이 피더니

설헌서택 2018. 5. 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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昨夜雨 작야우 /  宋翰弼 송한필


花開昨夜雨  화개 작야우
花落今朝風  화락 금조풍
可憐一春事  가련 일춘사
往來風雨中  왕래 풍우중


어제는 밤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은 아침 바람에 꽃이 지네  

가련한  봄날 한 풍경이 

비바람 속에 오가누나


昨夜雨 : 어제밤에 비가 내리다.





면천(免賤)과

환천(還賤)을

오갔던 삶의 표


면천 :천인 신분을 면함

환천 : 천인 신분으로 되돌아 감




송한필(宋翰弼)


이 분은 어떤 사람이가 !


본관은 여산(礪山). 자는 계응(季鷹), 호는 운곡(雲谷).

송사련(宋祀連)의 4남1녀 중 막내아들로,

송익필(宋翼弼)의 동생이다.


할머니가 천첩 소생이었던 관계로 

자손들은 서얼(庶孼) 신분이었다.

아버지가 당파과정에서 공을 세워 면천(免賤)을 받았다. 

집안도 넉넉해지고 자식들도 부유해젔다.


선조(宣祖) 때였다.

1586년 동인들의 당쟁에 형인 송익필이 휘말리어

가족 모두가 환천(還賤)으로 되돌아갔다.

할머니 후손들은 옛날 노비로 환속된 것이다.

가족들이 풍지박산되어 뿔뿔이 해어젔다.


3년 뒤인 1589년 서인들의 기축옥사(己丑獄事) 사건으로

가족들의 신분이 회복되었다.

그 뒤 옥사 여파로 형과 함께 유배당했다가

1593년에 풀려나 어려운 생활을 했다.





송한필의 역경으로 본  이시에 담긴 뜻은?


花開昨夜雨 : 花開雨(화개우)는 면천의 성은(聖恩)이요

落今朝風 : 花落楓(화락풍)은 환천의 날벼락이다.


可憐一春事

자신의 일생을 一春事로 보았다.

'한 낱 봄날의 사건(一春事)'으로 본 것이다.

꿈과 같은 봄날도 있었지만 그것은 한 순간에 불과했다.


면천에서 환천으로 되돌아간  지옥 같은 길이었다.

휘몰아치는 비바람(風雨).

그것이 바로  일춘사(一春事)이다.


一은 잠간인 한 순간 또는 한낱을 뜻한다.

事란 일이지만 그에겐 세상이 뒤바뀔만한 사건이었다.

이와 같은 사건을 可憐(가련)인란 말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往來風雨中

비바람 속에 오간다.


무엇이 오갈가?

작자의 면천과 환천이 오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은 아무런 한 일(잘못이나 연관)이 없었다.

그런데

세파(世波 또는 世派)라는 비바람이 몰아쳤다.

 

한 인간의 삶이 풍랑 속에 요동을 쳤다.

이것을

'왕래풍우중'이라 하고 있다.


우리가 무심히 읽는 시 한구절 속에

지은이의 인간 고뇌와 삶이 용해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지나친 억칙일가?





勸酒 권주 / 白居易 백거이


勸君一杯君莫辞  권군일배 군막사  君 : 이인칭 대명사

勸君兩杯君莫疑  권군양배 군막의  疑 : 싫어하다. 의심하다

勸君三杯君始知  권군삼배 군시지  始 : 비로소 ∼하다


그대에게 한 잔 권하니 사양 말게나

그대에게 두 잔 권하니 싫어하지 말게

그대에게 석 잔 권한 뜻을 이제는 알겠는가


面上今日老昨日  면상금일 노작일  昨 : 어제

心中醉時勝醒時  심중취시 승성시  醉:취하다 醒:술이 깨다


얼굴이 오늘은 어제보다 늙었으니

흠껏 취할 때가 깰 때 보다 나으리


天地迢迢自長久   천지초초 자장구   迢 : 멀다

白兎赤烏相①趁走 백토적조 상진주  白兎 : 달 속의 토끼

                                       赤烏 : 태양속의 붉은 까마귀

천지는 멀고 멀어도 저절로 장구하고 

흰 토끼(달) 붉은 까마귀(해)가 서로 쫓고 쫓기우는데


身後堆金拄北斗  신후퇴금 주북두  堆:쌓이다.拄:세우다

不如生前一樽酒  불여생전 일준주  樽 : 


죽은 뒤에 북두칠성에 닿을 만큼 황금을 쌓아도

살아 생전 한 통의 술을 마심만 못하리    -이하 생략-


趁走 : (을 진 走, 달아날 주) 쫓아가고 달아나다

          세월이 빨리 간다는 의미, 인생이 덧없다




白居易(백거이 : 772-846)


당(唐)나라 중기 시인이다.

()가 낙천(樂天),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등으로 불리었다.



勸酒: 또 다른 백거이 권주가 도입부다.


昨與美人對尊酒  朱顏如花腰似柳   尊 : 술통

작야미인대존주  주안여화요사류

今與美人傾一杯  秋風颯颯頭上來   傾 : 기울이다  :바람소리삽

여미안견알배  추풍삽삽두상래

年光似水向東去  兩鬢不禁白日催    年光 : 세월 鬢 : 귀밑털 빈

광사수동거래  양빈불금백자최


어제 미인과 마주 앉아 

술 한 동이나 마셨더니


붉으스레한 얼굴이 화사한 요대 같아

흡사 수양버들처럼 하늘거린다.


오늘도 미인과 더불어

한 잔 기울이니


가을 바람이 삽삽히

머리 위를 스처가누나,


세월이 물과 같이

동쪽으로 스처가니


두 귀밑머리가 날마다 재촉이나 당하는 듯

새하야짐을 금할 길 없구나.






勸酒  권주  /   于武陵 우무릉


勸君金屈권군 금굴치  金屈卮 :古代一种名贵酒器 귀하고 값진 술잔
滿酌不須辭  만작 불수사 
花發多風雨  화발 다풍우
人生足別離  인생 족별리


그대에게 금굴치 술잔으로 권하노니

가득 부은 술 모름지기 사양치 말게나

꽃이 피면 비바람이  많아지고

우리네 인생살인  이별도 많다네.





우무릉(于武陵)


당나라 말 오대(唐末五代) 때 두릉(杜陵)사람.

이름은 업(), 자는 무릉(武陵)이다.


선종(宣宗) 대중(大中) 연간에

진사 시험에 응시했지만 낙방한 후 출사를 포기하고

상락(商洛)과 파촉(巴蜀) 사이를 유랑했다.

 

일찍이 시장거리에서 점을 쳐주며 생계를 꾸렸다.


한편 일설에는 당 말기에 진사 시험에 급제하여

오대 때 후당(後唐)에서

도관원외랑(都官員外郞)

공부낭중(工部郎中)을 지냈다고도 한다.


만년에 숭양(崇陽)에 별장을 두고 은거했다.

후당 명종(明宗) 천성(天成) 3(928) 목을 매 죽었다.


시를 잘 지었고, 오율(五律)에 뛰어났다.

전당시(全唐詩)에 시가 1권으로 편집되어 있다.





이상의 시를 보면 주제가  어비슷하다.

인생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방관적인 삶을 취하고 있다.

세상이 덧 업고 허무하니 기를 쓰고 살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어찌 보면 인생을 잊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인생무상을 노래하고있다.


이와 같은 미음을 하나로 요약한다면

아래  글로 부연할 수 있겠다.


서산신대사(西山大師) 글이라 전해진다.

확실하지는 않드래도 구지 부정할 필요는 없어 뵌다.


아웅다웅 살아도 실체가 없는 것이니

죽고나면 다 그게 그것이다.


부질 없는 삶에

마음을 비워라.


서산대사의 가르침이다.

인생무상이다.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 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 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  부은자체 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 역여연


삶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뜬 구름이 살아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도다      - 서산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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